인스타그램 사진에 올라온 기업회생

전년 사상 최대 매출을 낸 녹십자의 신용도가 하락세다. 국내시장 진출 때문에 외형은 커져 가는데 과중한 실험개발비와 고정비 강화로 영업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설비투자에 따른 재무부담까지 불고 있어 단시간 신용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다.

21일 증권업계의 말을 빌리면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녹십자의 기업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로 낮췄다. 두 단계 차이지만 채권시장에서 'AA급'과 'A급' 기업에 대한 대우는 확연히 달라진다. 기관투자가들이 'A급' 업체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거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녹십자의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녹십자는 전년 백신제제 수입이 늘고 종속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4조50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도 오랜 업력으로 시장 지위가 탄탄한 데다 연 매출 900억원 이상의 대형 물건이 20여개나 된 덕분이다.

다만 2012년 뒤 오창 혈액제제 공장을 가동하고 국내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을 확대하면서 영업수익성은 흔들리기 실시했다. 녹십자는 2011년까지 매년 50% 안팎의 수입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기업이미지(CI) 변경에 따른 마케팅 자금 지출과 재고자산 폐기까지 맞물리면서 전년에는 수입 준비 EBITDA가 6.3%까지 낮아졌다.

신석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공무원은 '미국 시장에서 면역글로블린(IVIG) 허가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돼 허가·판매가 이뤄지기 전까진 오창 공장의 고정비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 힘겨울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해외 임상·품목 허가를 위해 지금 수준의 공부개발비 부담이 계속될 전망이라 과거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수출 역시 매출채권 회수기일이 비교적 단기인 중남미 지역에 집중돼 녹십자의 운전금액 부담을 키우고 있다. 확대되고 있는 차입 부담도 녹십자의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녹십자는 2013년 잠시 뒤 대규모 투자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했다. 그렇기 때문에 2012년 말 1323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에는 5668억원까지 급하강했다. 지난해 북미산업부 매각 대금이 유입되긴 했지만 재무구조 개선 효능을 크게 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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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인은 '신용도 개선을 위해선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품 판매 허락이 원활하게 진행돼 현금창출능력을 키우는 기업회생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